엄실장의 여행일기

지리산 둘레길 엄익환 실장 | 2013년 6월 23일

지리산 둘레길..처음엔 막연히 한번 가봐야지 라는 생각과 함께 여름휴가를 위해 기획하고

휴가가 시작되는 첫날 저녁 바로 출발. 인월까지 차로 열심히 달려 도착했지만

반겨주는건 여행계획 중 빼먹었던 부분…하룻 밤 묵을 곳을 정하지 않아 인월의 모든 숙박시설을 돌아보았지만 방이 없음을 알고 계획과는 다른 산청까지 가서야 겨우 허름한 여관을 찾을 수 있었다.너무 피곤하고 더위에 지쳐서 일단 간단히 샤워 후 바로 취침…

새벽 트래킹을 위해 알람은 5:30분으로 하고 일어나자마자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인월까지 이동.새벽의 상쾌함이 산에서부터 밀려와서 몸을 한결 가볍게 해주는 아주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 할수 있었다.일단 제일 긴3코스를 선택하고 기사식당에서 아침식사 후 6:30분부터 트래킹 시작…새벽안개를 헤치며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Jirisan Trail 01

 

인월에서 금계라는 곳까지의 코스가 제일 난코스라고 하기에 도전~19km의 여정길에 올랐다.예전에 1박2일 팀도 이길을 다녀갔던걸로 기억하기에 호기롭게 오르기 시작..그러나 호기는 곧 사라졌다.산길 트래킹이라 계속 오르막 ,또 오르막,또 다시 오르막..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그동안에 운동에 대한 나의 지난생활방식을 반성했다.마을을 벗어나서 약 30분정도 올라가니 시원한 물소리가 장마가 지나간 뒤라 그런지 엄청 불어난 물이 바위와 나무를 휘감고 흘러가는 소리에 정신이 맑아지고 점점 힘이 나기 시작했다.물소리를 뒤로하고 산중턱까지 올라가고 나니 눈앞에 나타난 또다른 세상….한시간여를 걸어올라간 후 처음으로 내눈에 들어온 세상이었다.

 

Jirisan Trail 02

 

Jirisan Trail 03

마을뒤로 올라가는 산길..시작하여 30분간 올라간 길인데 겨우 여기까지 올라오는게 힘들어서 몇 번을 쉬었다…저질체력….

 

Jirisan Trail 04

시원한 물소리를 뒤로하고 1시간여를 올라가서 바라본 주변경치가 왜 사람들이 이길을 기를쓰고 올라가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사람들이 몰려오기전에 시작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인거 같았다..밑으로 가면 좀 더 쉬운길이 있긴하지만 휴가기간이라 트레킹 후 몸살을 알아도 일에 지장이 없을 듯하여 힘든 곳을 택했지만 이건 고난의 길이라 부르고 싶다…

스스로 택한길이라 원망을 그만하고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분명 힘이드는데 피로감은 훨씬 작게 느껴진다.풍부한 산소가 피로를 씻어주는듯한 기분이다.아무도 없는 산길을 가지니 조금은 무섭긴 했지만 그냥 물소리를 들으며 산길표지판만 따라갔다.장마의 후유증인지 가파르게 파인 길도 간간히 보이고 흙도 무너진 곳도 보인다.

나무와 나무사이에 보수를 해둔 흔적들이 새삼 자연의 놀라운 힘을 느끼고 있다.

 

Jirisan Trail 05

 

점점 깊은산속으로 들어가니잠시간의 휴식을 준 이유를 알게 되었다.

Jirisan Trail 06

Jirisan Trail 07

끝이 안보인다. 후기에선 이런길이 있다곤 들어보질 못했는데 내가 잘못들어온 길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정도로 암담해졌다. 푸념만 하고 있을 수 없어서 오르기 시작했다. 우리선조들은 이런길을 다녔을 것을 생각하니 내가 부끄러웠다.

Jirisan Trail 08

여길 내가 올라왔다…참 대견하다~

이제 절반 정도 온거 같다..소나무 당산…..

멀리서 바라보았을땐 정말 우람하게 뻗은 소나무다~라고 생각하고 다가가니 그위용이

말로 표현이 안된다.이제 여길 내려가면 오전 트래킹은 마무리 될 듯하다..슬슬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고 등산하면 절실히 생각나는 동동주 한잔하면서 뜨겁게 달궈진 발을 쉬게하고 싶었다.솔직히 동동주가 더 많이 생각나긴 했다.

 

Jirisan Trail 09

Jirisan Trail 10

Jirisan Trail 11

이제 부지런히 밥을 먹을 수 있는 마을로 내려가야 한다.중간중간 나와는 반대방향에서 오는분들을 마주할 수 있어서 여쭤봤는데.정말 편하게 갈수 있다고 했다..그분들의 한마디가 내게는 생명수였다.하지만 난 그분들게 앞으로 펼쳐질 험난함을 말씀드리지 못했다.난 힘이들었지만 그분들은 내려가는길이라 별로 힘들지 않으실 듯…혼자만의 생각인가?

 

Jirisan Trail 12

태양이 머리위를 내리쬐지 않아서 조금은 편안한길인데 지금 내하반신은 터질듯하다.다행이도 내려가는길이라 많은 힘은들지 않지만 산길은 오르는것보단 내려가는일이 더 조심해야하는지라 긴장하며 내려왔다.

 

Jirisan Trail 13

Jirisan Trail 14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출발~산속에서 먹는 간식..물론 조그마한 기게에는 먹을만한게 없다..오로지 물과 음료수 …. 나게 지금 필요한건 동동주인데…잠시 지친몸을 쉬게하고 양말을 벗어서 발도 말리고 시원한 자연풍에 30여분간 달콤한 휴식을 가졌다.

벗어서 널어놨던 옷과 신방,양말등은 벌써 뽀송뽀송까진 아니라도 말라주었다.

 

Jirisan Trail 15

 

Jirisan Trail 16

다시 심기일전하고 출발하여 창원마을을 지나가고 있다.이곳만 지나가면 금방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걸었다..하지만 내가 쉽게 간과한 부분은 여기가 등구재라는점…앞으로 온만큼 더가야 한다는 것을 간과하고는 신나서 걸었다.나중에 안일이지만 이때 체력을 아꼈으면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었을 듯하다.

 

 

 

Jirisan Trail 17

Jirisan Trail 18

 

저말을 타고가고 싶었다…진정~~~!!!

 

Jirisan Trail 19

 

한참을 가다보니 나오는 신기한 다랭이논…계단식 논은 아시아의 산간부에서 계단처럼 만든 논인데, 벼농사를 위한 경작지이다. 경사지를 내버려 두지 않고, 활용가능케 하기 위해 지대를 깎아서 농사 짓게되는 것이다.세계 각국에서 쌀농사를 실시하는 산간지역에는 거의 계단식 논과같은 경작지를 볼 수있고 중국의 윈난 성,베트남,타이,네팔,인도네시아,필리핀,일본의 계단식 논은 특히유명하며 필리핀의 계단식 논은 세계최대라고도 말하고 있으며 1995년에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에 등록되어 있다.우리나라엔 남해 가천도 유명하긴하다.

 

Jirisan Trail 20

정말 좋은 풍경을 감상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Jirisan Trail 21

 

생태마을을 지나서

 

Jirisan Trail 22

 

걷다보니 다리가 움직이질 않는다…이런…조금쉬다보니 난 걸오온길을 다른사람들은 차를타고 지나다닌다.조금은 씁쓸한 생각 과 부러움이 교차된다.

차가 다닌다는건 얼마 안남았다는 판단하에 무작정 또 걸었다..결국 금계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늦은 점심겸 시원한 동동주와 파전….파전엔 정말 파밖엔 없다…그흔한 오징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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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risan Trail 24

 

동동주 2병을 비우고는 다시 걸었다…왜?금계에서 약 4.4km만 더가면 모전 마을이란 곳까지 둘레길 코스가 연결되어 있고 그곳에서 버스를타고 인월로 가는게 마무리로 좋을 것 같아서 걸었고 그간 지나온 길과는 다르게 평지로 되어있어 나름 편하게 걸었다.

걸은 거리는 인워에서 금계까지19km와 금계에서 옹유담까지4.4km총 23.4km를 걸었으며 소요시간은 06:30분부터 17:20분 까지 걸렸었다.간만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땀을 흘렸고 온 몸에 근육들도 놀라게 해주었다.물론 다리도 아프고 힘들지만 걷는내내 산신에게 빌고 또 빌었다. 내게 힘들다고 포기하고 뒤돌아서지 않게 용기와 힘을 달라고.물론 산신님이 들어주신건지는 모르겠지만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았으며 다음 휴가때나 그다음 휴가때 꼭 다시한번 이길을 걸어 볼 것이다.이번 여행에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지금하고 있는일과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등.많은 것을 고민했으며 당장엔 달라지진 않겠지만 이 거대한 자연앞에 내가 다짐한 일들은 모두 이루리란 포부를 함께 안고 왔다.

직장생활,가정생활,학교생활 등의 모든 스트레스를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며 풀어보는 것도 좋은방법인 듯 하다.

다음번엔 나머지 둘레길도 다 돌아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