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못할 건보공단 건강검진”..두달만에 ‘암판정’
뉴시스|기사입력 2007-11-05 11:12
[광주=뉴시스]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여성들이 일반병원에서 잇따라 ‘암 판정’을 받아 부실검진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장모씨(52.여)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8월 광주 남구의 한 건강보험공단 지정 검진기관에서 검진을 받았다.
장씨는 의료진에 암 가족력이 있는 데다 최근 복부에서 잦은 통증이 느껴진다고 설명한 뒤 기본 검진항목에서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특정 암 검사를 추가로 받았다.
검진 결과는 1주일만에 나왔다. 검진기관은 “위암, 유방암, 대장암, 자궁암 검사 정상입니다.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 증상이 있는 경우 내과의와 상의 및 내시경 바랍니다”라는 종합소견을 밝혔다.
하지만 통증은 참지 못할 정도로 계속됐고 장씨는 지난 10월 대학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대장 4cm가 이미 암세포에 전이된 ‘대장암 3기’였던 것이다.
수술 후 현재 모 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장씨는 “건강검진이 오히려 암을 키웠다”며 “주위 사람들의 ‘공단 검진결과를 믿지 말라’는 말을 새겨듣지 않은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진기관 관계자는 “대장암의 경우 건강보험공단 내부 지침이 대변검사를 한 후 이상여부에 따라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장씨의 경우 대변검사에서 혈흔 등 이상여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장암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검진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라며 “환자 특성과 요청에 따라 곧바로 대장내시경을 할 수 있도록 공단의 규정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립 5.18민주묘지 박경순(43.여) 관리소장도 지난 8월 말 대학병원에서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중이다.
박 소장도 대학병원 검진 두 달여 전에 공단 건강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경우다.
이처럼 공단의 검진이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어 암과 같은 중대질병을 조기 발견하는 시스템으로 공단 검진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선대병원 소화기 내과 박찬국 교수는 “공단 건강검진의 경우 폐암의 정확한 검진이 이뤄지지 않는 등 5대암 검진에 따른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본인 부담액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서라도 중요질병에 대한 검진을 철저히 하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대통합민주신당 장향숙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 부당검진 적발 건수는 2004년 2만3359건에서 2005년 3만614건, 2006년 4만3552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맹대환기자 mdhnews@newsis.com
저희 속시원내과에서도 대장암 검사를 국민건강 보험 공단 검진에서 해드리고 싶으나 현재 시스템에서는 대변검사에서 혈흔이 보여야 대상이 되므로 대상자가 줄어들어 안타까운 심정이 많습니다. 최근 대장암 발생빈도가 늘어나지만 혈변 소견이 있어야 대장암 검사가 가능한 것은 검사의 위음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해볼때 개선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생색내기 검사보다 좀더 정확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검사로 변모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