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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세차게 내린 빗방울이 이리 야속할 수 있을까? 가로등 불빛을 머금고 하얗게 빛날 벚꽃 터널을 미처 볼 새도 없이, 벚꽃이 지고 있다. 지난 일요일 서둘러 보지 않았더라면 야경은 커녕 눈처럼 쏟아지는 벚꽃의 기억이 올해는 없을 뻔 했으니. 일찍이 핀 동백이 이제 시들어 가고 노란 개나리와…
“봄이 왔다.”고 말하기엔 이른 쌀쌀한 3월에, 베란다에 붉은 철쭉, 그리고 모나리자(서양철쭉의 한 종류)가 피었다. 5월에 피겠다던 약속을 잊은 듯 서둘러 핀 것이다. 지난 겨울, 큰 방 창을 열면 볼 수 있게 배치를 바꾸었던 것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아침 커텐을 펼치고 맞이하는, 먼저 온 봄의 민낯이란! 마치…
이번 여름 휴가는 고향을 다녀왔다. 정확히 말하면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본적(本籍)이 있는 곳, 삼천포를 다녀왔고 아울러 남해까지 둘러보았다.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느라 정신 없는 몇일 이었지만, 모처럼 같이 길을 나서주신 아버님과 어머님 덕분에 비교적 평온한 휴가를 지낼 수 있었다. 돌아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떠나기 전…
4살난 둘째가 “아빠가 쩌번에 사주신다고 했쟎아요….”라고 떼를 쓸 때는 ‘애들이라고 함부로 약속을 하면 안되겠구나’ 하면서도 ‘어찌 이리 기억을 잘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도 ‘저리 좋은 기억력이 학교갈 즈음이 되면 사라지니….’하면서 웃음을 짓기도 한다.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또 어떤 이는 ‘잊어버릴 수 있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근데 이 양산같이 생긴 노란꽃이 머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폿한 보조개를 떠올리며..] 국민학교 시절 TV문학관에서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처음 접했다. 이유도 모른채 눈시울을 붉혔던 기억만 남아있지만 ‘마타리꽃’이라는 이름은 잊혀지지가…
중국이 원산지이며 경기도 이남에서는 유실수로서 많이 심고 있다. 키는 20m에 이르며 잎자루의 길이는 25cm에 달한다. 과자의 재료로 이용되고 자양제, 강장제로서, 유정, 변비 치료에 쓴다. 정월 대보름날 귀신을 쫓는 부럼으로 쓰인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중엽 원나라를 방문하고 돌아온 사신이 고향인 천안에 뿌린 것이 시초가 되었다. 이쯤 되면…
지난해 봄,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지는 벚꽃을 지켜보며 그 아쉬움을 달래지 못하고 화원을 헤메이던 어느 날이었다. 당시의 여느 날과 다름 없이 집 앞의 화원에 들러 꽃구경을 하고 있었다. “꽃을 좋아하시나봐요?” 그 즈음, 화원에서 간간히 마주친 한 아주머니가 말을 건넸다. “예에…그 전에는 미쳐 몰랐었는데, 요즘엔 꽃을 찾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