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보내는 건강이상 신호]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화학물질을 분해합니다.
오래된 적혈구를 파괴해서 면역력을 높여주고 담즙을 만들어 소화를 돕고, 비타민 철분 등을 저장해서 혈액의 비상 창고 역할을 하는 등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B형간염 환자가 많고, 술 소비량(증류주 소비 세계1위)이 많다보니 ‘간건강’에 취약합니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의 암 사망자수 1위는 간암으로, 사회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암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비만이 급증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까지 급증하고 있습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바이러스, 술, 지방, 약물 등의 공격을 받아 70~80%가 파괴가 돼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간에 이상이 생겼을 때 우리 신체가 보내는 신호를 잘 체크해야 합니다.
잦은 피로감
피로감은 대표적인 간 기능 이상 징후입니다. 간은 신진대사·해독·소화흡수 작용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몸이 무겁고 피로감이 심해집니다. 또 권태감, 짜증, 능률 저하, 식욕 감퇴, 성욕 감퇴, 의욕 상실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로=간질환’으로 인식하면 안 됩니다. 피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간질환 때문에 나타나는 피로감은 주로 활동이나 운동 후에 발생합니다. 그러나 피로감은 빈혈,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우울증, 만성피로증후군 등이 있어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런 질환을 잘 감별해야 합니다. 피로감의 심한 정도는 간질환의 심한 정도와 관련이 없으며, 간질환이 호전되더라도 피로감은 호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복부팽만·거북함
간 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오른쪽 배 윗부분이 부푼 듯한 느낌이 들면서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습니다. 심하면 구역질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설사와 변비 증상이 번갈아 나타나며, 대변 상태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이는 간 기능 저하로 인해 간에서 알부민 생성이 줄면서 혈액 내 알부민 수치가 떨어진 데 따른 것입니다. 혈액 삼투압이 떨어지면 혈액 수분이 복강 내에 차면서 복수가 생기는데, 복수가 위를 압박해 거북함을 느끼게 됩니다.
황달
황달은 담즙 색소인 빌리루빈이 대사 장애로 인해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제거되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정상인의 경우 빌리루빈이 간에서 대사돼 담즙과 함께 담도를 따라 십이지장을 거쳐 대변으로 빠져나가지만,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빌리루빈 대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체내에 빌리루빈이 쌓이게 됩니다. 빌리루빈 색소가 노랗기 때문에 피부가 노랗게 되는 것입니다. 황달은 눈 흰자위에 먼저 나타나고 얼굴, 앞가슴, 온몸으로 퍼져 나갑니다.
흰 대변과 진한 갈색 소변
빌리루빈은 대변 색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빌리루빈이 담즙을 통해 대변으로 배설되지 않고 혈액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대변이 하얀 빛깔을 띠게 됩니다. 또 혈중 빌리루빈이 소변으로 나오면서 소변 빛깔이 갈색으로 짙어질 수 있습니다.
피부 변화
간 기능이 매우 악화되면 얼굴빛이 어두워지고 윤기가 사라집니다. 또 목, 어깨, 윗 가슴에 붉은 반점이 자주 생깁니다. 이때 생기는 반점은 손가락으로 누르면 붉은 빛이 사라지고 떼면 다시 나타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담즙이 혈액으로 나와 피부에 쌓이면 피부가 가려울 수 있고, 손바닥 혈관이 확장돼 손가락 끝이나 손바닥, 특히 엄지와 새끼손가락 밑 부분이 붉은 빛을 띠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증상만으로 무조건 간 기능 이상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말 그대로 ‘의심 증상’인 만큼, 해당되는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간에 좋은 음식은 뭐가 있나요?
간에 특별히 좋은 음식은 없습니다. 요즘 간에 좋다고 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건강식품을 먹는 사람이 많은데, 간질환이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간질환은 그 원인과 상태에 따라 적절한 식이요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특정 식품이나 약물을 먹을 때는 주치의와 상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