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엔 잡곡밥이 무조건 좋을까?]
당뇨병과 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보다 효과적인 당뇨관리를 위해 당뇨병에 관한 오해와 그에 대한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 무조건 현미밥이나 보리밥·잡곡밥을 먹어야 한다?
보리쌀 같은 잡곡이나 현미로 지은 밥이 흰 쌀밥이나 밀가루로 만든 식빵, 국수보다 흡수가 느리기 때문에 혈당을 올리는 속도가 늦기는 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평소에 잡곡밥을 잘 먹어온 환자라면 이 습관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지만, 이런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맛이 나는 설탕이나 과당의 섭취를 줄이는 것입니다.
―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는 얼마든지 먹어도 된다?
대체감미료가 들어간 식품은 혈당 조절이나 체중 관리 차원에서 부담 없이 단맛을 즐기는 대안일 뿐, 몸에 좋은 음식은 아니므로 혈당에 부담이 없다고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 가족력이 없으면 안심해도 된다?
당뇨병에는 유전적 요인 뿐만 아니라 여러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당뇨병 내력이 있는 집안에서 당뇨병 발병 위험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부모 중 어느 한쪽이 당뇨병 환자일 경우 자녀의 당뇨병 발병률은 20~30%, 양쪽 부모가 모두 당뇨병일 경우 50% 정도 자녀에게 당뇨병이 발병합니다. 그러나 유전적 요인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같은 부모에게 태어난 형제, 자매라도 당뇨병에 걸리는 사람과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 뿐만 아니라 비만, 연령, 식생활, 운동부족, 약물 복용 등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집안에 당뇨병 환자가 없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됩니다.
― 운동은 식후 혈당을 낮추기 위해서 곧바로 한다?
밥을 먹고 나면 혈액이 위장관으로 가야 하는데, 식사 직후 바로 운동을 하면 피가 근육으로 가게 돼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가 운동을 하는 주목적은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특히 근육에서의 지방산 대사를 활성화해 혈액 내 지방산 농도를 낮추고, 지방산에 의한 혈관 손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따라서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과도한 운동을, 특히 숟가락을 놓자마자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 자가 혈당 검사는 하루에 여러 번 하면 할수록 좋다?
자가 혈당 검사는 혈당 조절에 많은 도움을 주는 방법으로 적극 권장됩니다. 하지만 너무 자주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식후 혈당을 자주 재다보면 혈당을 적게 올리는 음식만 선택하게 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저녁 식후에는 간식(야식)을 먹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아침 식전에 한 번 정도 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저혈당으로 의식이 없는 환자에겐 얼른 단 음식을 입에 넣어줘야 한다?
의식이 있는 사람에게 저혈당이 나타나면 단 음식을 먹게 하면 되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인 환자의 입을 통해 단 음식을 잘못 투여하면 식도가 아닌 기도로 음식이 들어가 폐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병원에 얼른 데리고 가서 정맥으로 포도당을 주사해야 합니다. 응급실로 옮기는 동안 ‘글루카곤’ 호르몬 주사로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환자 가족들이 교육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