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고통, 염증성 장질환]
우리나라에서도 서구화된 식생활로 염증성 장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조기발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017년에 진료받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6만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체계가 장 점막을 외부 물질로 오인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면서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은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베체트 장염 등으로 특히 15∼35세 젊은 사람에게서 잘 발생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에 속하는 질병
궤양성 대장염
대장 점막에 염증 또는 궤양이 생겨 점막이 충혈되면서 붓고 출혈을 일으키는 병입니다.염증과 궤양이 직장에서 시작돼 대장 안쪽으로 연속해서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설사,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악화되면 장관이 막히는 장 폐색이나 장에 구멍이 뚫리는 장 천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크론병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나타납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염증이 장의 모든 층에 생깁니다. 병변이 연속적이지 않고 군데군데 떨어져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소장의 끝과 대장이 만나는 회맹부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염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장협착이나 누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베체트 장염
구강 궤양에서 시작해 피부, 안구, 관절, 비뇨생식기, 심장 및 폐 등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베체트병 중에서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 또는 궤양 소견이 확인되면 베체트 장염으로 진단합니다. 베체트병 환자의 약 5~10%에서 베체트 장염이 일어납니다. 크론병과 마찬가지로 소화관 전체에 나타날 수 있으며. 베체트 장염은 장 천공이나 대량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고 꾸준히 관찰해야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염증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장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게되므로 조기에 발견해서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젊은 나이에 발병하여 평생 증상을 조절 및 관리해야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관리에 소홀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사라졌다고 완치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없는 상태일 경우가 많으며, 과로, 과식, 감기, 스트레스 등 가벼운 자극에도 증상이 재발하기 쉽습니다. 또 급작스럽게 증상이 악화되어 심한 설사와 출혈은 물론 장마비를 일으키거나 장천공이 생기기도 합니다. 대부분 약물로 치료하지만, 증상이 급격히 심해져 대량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대장 천공으로 복막염이 된 경우에는 대장의 전부 혹은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하는 병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기적으로 철저히 관리해야 재발의 횟수나 정도를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