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B형, C형 간염, 간질환

우리나라의 C형 간염은 퇴치가 가능합니다 이창화 원장 | 2016년 2월 1일

C형 간염의 치료, 퇴치
우리나라의 C형 간염은 일반 대중의 낮은 인지도, 국가 검진 제도의 부재 등으로 국가적 관리 체계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신 치료제들의 도입이 임박한 시점에서 C형 간염의 국가차원의 관리체계에 대한 개선·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 HCV 최신 치료제를 도입한 국가를 중심으로 C형 간염의 퇴치에 대한 연구 및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C형 간염 퇴치를 국가 보건의료 아젠다로 채택해 효과적인 예방, 진단, 치료, 관리를 위한 전략을 마련중에 있다.

이에 <의협신문>은 <대한간학회>와 함께 ’The Liver Week 2015’ 기간중에 국제적으로 간질환 분야의 주요한 보건의료 아젠다로 떠오르고 있는 C형 간염에 대해 우리나라의 국가전략 방향 마련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편집자주>

주제발표 Ⅰ- 한국에서 C형 간염 퇴치가 가능한가? 주제발표 Ⅱ- 우리나라 C형간염의 질병 부담

주제발표 Ⅱ- 우리나라 C형간염의 질병 부담

 

< 연자 소개 >

*호미 라자비 박사(Ph.D, Homie Razavi) / 미국에 있는 보건의료 분야의 연구중심 전략 컨설팅 기관인 질병분석센터(CDA)의 상무이사를 역임했다. 최근 6년간 C형 간염의 유병현황 및 질병부담과 관련된 미래 예측을 담당하는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역학전문가 및 모델러(modeler)로 구성된 라자비 박사의 연구팀은 전 세계 40여개 이상 국가에서 C형 간염의 질병 부담을 분석했으며, C형 간염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정숙향 서울의대 교수(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개정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간암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간암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힘쓰고 있다.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국립보건원 간질환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전문 진료분야는 급만성 간질한, 간경변증, 간암이다. 대한간학회에서 B형, C형 가이드라인 제정위원, 간행위원, 그리고 제18차 아시아태평양 간학회 국제교류위원장을 맡는 등 학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개정위원장을 맡아 B형, C형 간염 진료가이드라인 개정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인사말> 한광협 연세의대 교수(대한간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The Liver Week 2015’ 기간 동안 대한간학회와 의협신문이 공동으로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현안 및 전략 모색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준비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세계적인 C형 간염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열띤 논의를 했으면 한다. 또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은 일반 국민은 물론 정부관계자들에게 널리 알려 C형 간염 환자를 위한 최선의 정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로 활용됐으면 한다.

 

 

주제발표 Ⅰ- 한국에서 C형 간염 퇴치가 가능한가?

한국의 C형 간염 추정 환자는 인구 4500만명 중 23만명으로 주변국가와 비교할 때 유병률이 낮다. 또 대부분 유전자 1형 및 2형으로 치료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유전자형이다. 한국의 치료율은 호주나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주변국보다 높아 유럽 국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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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국의 C형 간염 환자의 연령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노령인구의 C형 간염 유병률이 높다. 반면 40세 이전 C형 간염의 유병률이 낮다.

몽골이나 인도네시아의 경우 젊은 연령대에서 유병률이 높은데, 전염이 계속된다는 의미다. 즉, 한국은 1999년 이전에 감염된 환자가 대부분이고 이후 신규 감염자는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C형 간염 질병부담 분석을 위해 질병부담모델을 사용해 시간 경과에 따른 발병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 모델은 현재 치료 현황이 계속된다고 가정할 때 과거 유병률 및 치료율을 대입해 미래의 발병률을 예측,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한다.

한국은 C형 간염 항체 양성 반응자 수가 41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유병률이 성인인구의 1.29%, 전체 인구의 0.99%다. 물론 이 수치는 확정치가 아닌 추정치다. 현재 23만명이 C형 간염 감염자로 추정되며, 9만 5000명이 진단을 받았고, 매년 치료를 받는 환자는 4500명 수준이다.

현재 추세대로 매년 4500명을 치료한다고 가정할 때 2030년이면 전체 감염자수가 13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마약주사나 주사기를 통한 C형 간염 감염 등의 위험이 낮기 때문에 신규감염자 수가 적다. 하지만 감염자가 고령화되면서 사망률(background mortality)은 증가할 수 있다.

정리하면 전체 감염자 수는 감소하되 감염자의 고령화 및 치료 부족으로 다른 간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은 높아진다. 따라서 비대상성 간경화, 간암 등 간질환 환자의 수는 2022년까지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치료자 수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DAA(C형 간염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약제)로 치료법을 바꾸면 어떻게 될까? DAA 사용 시 C형 간염 총 감염자, 간질환 사망자, 비대상성간경화 환자 및 간암 환자는 약 5% 정도 감소한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C형 간염 퇴치가 가능할까? 퇴치전략 적용 시 2030년까지 총 감염자수를 90% 감소시키고, 간질환 사망자, 비대상성간경화 환자 및 간암 환자 수도 80% 감소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연간 치료자수를 1만 6000명 수준으로 증가시켜야 한다. 급격한 증가가 아니라 2018년까지 6800명, 2019년까지 1만 1000명, 2020년까지 1만 6000명으로 점진적 증가가 필요하다. 이 수준으로 치료자수를 증가시키면 신규 감염자가 적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 2030년이면 C형 간염 퇴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외국인의 이민, 한국인의 해외여행 등 신규 감염자 수를 ’0’으로 만들 수는 없다. 현재 SVR은 유전자형 1형이 55%, 2형이 85%다. 향후 유전자형 1형의 SVR이 90%, 2형이 90%로 증가한다면 퇴치 시기는 2030년보다 앞당길 수 있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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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한국의 C형 간염 감염자수 감소 예측

치료비용은 의료비용 및 간접비용으로 상쇄가 가능하다. C형 간염 퇴치전략을 추진한 이집트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집트는 2015년 C형 간염 환자 10만명을 치료 중이고 2016년에는 35만명을 치료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의료비용과 치료비용을 비교하면 2025년까지 치료비용이 약간 높다.

하지만 생산성 감소와 같은 간접비용을 고려하면 치료를 할 때의 비용이 치료를 하지 않을 때의 비용보다 2016년부터 더 낮다. 즉, 이집트 정부가 지출을 늘려야 하는 해는 단 한 해뿐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15년 내에 C형 간염 퇴치가 가능하다.

C형 간염 유병률이 낮고, 치료가 용이한 유전자형이고, C형 간염 환자의 연령이 높고, 의료진의 경험도 풍부하다.

한국은 30년 전부터 B형 간염 백신 투여를 시작했다. 아직 B형 간염 백신을 투여하지 않는 유럽 국가도 있다. C형 간염의 치료비용은 의료비용과 간접비용으로 상쇄가 가능하다. 이제 한국의 퇴치전략에서 중요한 점은 신규 환자를 어떻게 찾고 진단하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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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 Ⅱ – 우리나라 C형 간염의 질병 부담 예방·치료·관리체계에 대한 고찰

한국의 HCV 관련 간질환 현황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 중 간암을 포함한 간질환 사망 비율은 인구 10만 명당 36명이다. 이는 고혈압, 당뇨병 및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수보다 높은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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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환 사망자 중 HCV(Hepatitis C Virus)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약 5.4명으로 추정된다. 만성간질환의 경우 HCV가 9%를 차지하는데 중증으로 진행될수록 HCV 비율이 높아져 간암환자의 경우 HCV가 21%를 차지한다(2005∼2010년 서울대병원 내원환자 기준).

연령별로 보면 만성간염환자 평균 연령은 53.7세, 간경화는 60세, 간암은 65세로 5∼6년 단위로 질환진행에 따라 평균 연령이 증가한다. 성별로 볼 때 만성간염과 간경화는 남녀 비율이 비슷하나 간암은 남성의 비율이 약간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 결과 2009년부터 2013년 간질환에 지출된 직접의료비는 다음과 같다.

한국은 국민건강보험의 특성상 통계적 정확성은 높으나 간접비용과 비보험수가(초음파 비용)가 제외돼 있어 실제 직접비용은 더 높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만성 C형 간염(CHC)의 직접의료비에 비해 간암이 7배, 간이식은 68배가 높다는 것이다. 이는 CHC가 간경화, 간암 등 중증질환으로 발전하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임을 보여준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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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한국 만성 C형 간염(CHC)의 직접 의료비용

치료비만큼 중요한 것이 환자의 삶의 질이다. 2014∼2015년 7개 병원 235명의 HCV 환자를 대상으로 SF-36v2®Health Survey와 EQ-5D-3L, 두 가지 도구로 HRQOL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체적 문제보다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수입이 높고 완치되면 삶의 질이 높았고, 증세가 경미할수록 삶의 질이 높았다.

한국의 HCV 감염 역학

HCV 유병률에 대한 전국단위의 조사는 2009년 29만명을 대상으로 한 검진결과가 유일한 통계다. 이 통계에 따르면 20세 이상 HCV 항체 양성반응자는 29만명이었다. 이 중 바이러스가 활성 상태(Viremic rate)인 사람은 56.1%(Viremic rate)로 나왔다. 문제는 HCV 항체 양성반응자는 RNA 검사를 해서 자연치유가 된 것인지, 바이러스 증식 상태인지 확인을 해야 하나 실제로 검사를 받은 사람은 1/3에 불과했다.

연령별 유병률을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이 증가해 70대 이후 유병률이 가장 높았고 남녀비율은 유사했다. 지역별로는 부산·경남과 전남지역의 유병률이 높았다.

이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치료대상자는 18만명으로 추정되나 2009~2013년 보험청구 건수는 6만 9000명 이었다. 질병관리본부의 표본감시체계인 Sentinel Surveillance System에 따르면 HCV 감염 보고건수는 약 6400건이다(2009년 1000개 병원이 대상일 때 기준. 2011년 보고의무가 있는 병원을 약 100개로 축소). 즉, 실제 보험체계 안에서 관리를 받는 사람은 약 20%로 추정된다.

HCV 감염에 대한 인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B형 간염에 비해 C형 간염에 대한 인지도가 현격히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C형 간염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는 10%에 불과했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 중인 HCV 스크리닝은 수혈, 이식, 주사용 약물 남용자, 혈액 투석, 혈우병 환자, 다수성관계자, HIV 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의 경우 이로 인해 HCV 환자 조기 선별에 실패하고 이후 간질환으로 인한 비용 지출이 증가하자 2011년 베이비붐 세대(1945∼1965년 출생자)에게 반드시 HCV 검사를 받도록 했다.

현재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스크리닝을 유병률 5% 이상, 사망률이 10만명 중 10명을 넘는 경우, 직접의료비가 아주 높은 경우, 조기 발견 시 완치 여부, 정확한 스크리닝 테스트, 가용성 및 국민의 수용성 등의 기준으로 충족하는 질환으로 제한하고 있다.

HCV의 경우 대부분의 조건을 충족하나 유병률과 사망률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HCV 스크리닝 비율을 높이려면 비용효과 데이터를 근거로 질병관리본부를 설득해야 한다.

한국의 건강검진은 일반건강검진과 40세 및 66세에 실시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으로 나뉜다. 비용은 모두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출한다. 40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는 HBV 항체항원 검사(HBsAg/sAb)가, 66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는 골밀도 검사가 추가된다. 현재 대한간학회에서는 40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anti-HCV 검사를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HCV 예방

C형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한국인의 C형 간염 감염 경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한국의 경우 HCV 감염 위험요인은 수혈, 마약 남용, 주사기로 인한 상처, 문신이다. 하지만 NAT(nucleic acid amplification test) 결과 현재 수혈로 인한 HCV 감염은 300만 건당 1건으로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부산·경남 및 전남 지역의 높은 HCV 유병률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부산·경남의 경우 감염자의 연령이 평균보다 낮고 침습시술 및 마약남용 건수도 많았다. 즉, 부산·경남의 경우 아직도 감염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으므로 침습시술과 마약남용으로 인한 HCV 감염 위험에 대한 홍보, 교육 등 적극적 예방 정책이 필요하다.

반면 전남은 감염자의 연령이 평균보다 높고 간망환자 비율이 높은 반면 위험요인 노출은 낮았다. 즉, 전남의 경우 예방보다는 환자를 신속히 찾아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HCV 예방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 캠페인, 교육, 자가진단 도구 보급을 들 수 있다. 문제는 질병관리본부가 A, B, C형 간염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어 유형에 관계 없이 간염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단일화된 창구가 없다는 점이다.

HCV 치료법

한국의 경우 HCV 유전자형 중 1형과 2형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IL-28B SNP 연구 결과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서양인에 비해 C형 간염 치료효과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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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한국의 HCV 유전자형 분포 현황

전국 7개 대학병원, 119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HCV 치료결과를 확인해 보았다. HCV 감염자 중 유전자형 1b가 88.2%였고, 93%가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용 치료를 받았다. 전체 HCV 감염자 중 치료를 받은 환자는 45%였다.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는 사용금지사유로 인한 의사 소견이 약 30%, 환자가 치료를 거부한 경우가 48%였다.

환자가 거부한 사유는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약값 부담이 43.6%,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45.2%였다.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 중 치료를 끝까지 받는 경우는 약 80%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HCV 표준치료법이라 할 수 있는 페그인터페론 기반 치료에 대한 CHC(만성 C형 간염) 환자의 SVR를 보면 유전자형 1/4의 SVR이 58.1%, 유전자형 2/3/6형의 SVR은 75.2%에 불과하다. 임상연구와 실제 치료결과에 차이가 있다. 또 병원코호트(Hospital cohort) 조사결과 치료 시작률이 45.4%였으나 HIRA 데이터에 따르면 치료 시작률이 11%에 불과했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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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 병원과 HIRA의 실제 치료결과 차이

이는 HCV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인지도가 높고 동기부여가 될 경우 적극적 치료를 하지만 전국적으로 볼 때 아직 인지도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HCV 스크리닝 및 치료에 대한 적극적으로 홍보와 설득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 패·널·토·의 ◀

(주제 Ⅰ) ’C형 간염 스크리닝 방법과 비용 대비 효과’

좌장 : 두 분의 주제 발표 잘 들었다. 먼저 C형 간염 스크리닝 방법과 비용대비효과, 그리고 생애전환기 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있으면 말해달라.

레이 킴 교수 : 한국인의 경우 B형 간염이 간암의 중요한 인자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B형 간염 환자가 간암 환자가 되는 확률보다 C형 간염 환자가 간경화에 이어 간암 환자가 되는 확률이 더 높다. 기타 암의 경우 예방법이 거의 없지만 간암의 경우 B형 및 C형 간염을 치료하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간염 퇴치와 치료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좌장 : 간염 치료를 통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잘 모른다. 정숙향 교수의 제안대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40세 또는 66세)에 간염 검사가 포함되면 좋겠으나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 국민에게 간염 치료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는가?

임영석 교수 : 한국인 간암환자의 경우 60세 이전 간암 환자의 발병요인 중 70∼80%가 B형 간염인 반면 60세 이후 간암 환자의 발병요인은 C형 간염이 30%, B형 간염이 35%, 기타 요인 35%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60세 이후 C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 발병률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차이는 간염 감염 시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B형 간염은 주로 신생아 감염이기 때문에 40~50세 사이에 간경화로 진행하고 60세 전후에 간암이 주로 발병한다. 반면 C형 간염은 성인기에 감염되기 때문에 50대 후반∼60대 초반에 간경화로 발전해 60대 후반에 간암이 된다.

늘어나는 평균수명을 감안한 때 고령인구에서 C형 간염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C형 간염 치료약의 발전으로 최근 약들은 완치율이 98%에 육박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조기에 C형 간염을 치료해 완치시킴으로써 간경화와 간암 치료에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

레이 킴 교수 : 미국의 경우 거의 60여 년 동안 정맥을 통한 마약 투약 여부, 다수 성관계 등 C형 간염 위험요인을 환자에게 질의해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검사를 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한국의 경우 의사와 환자가 대면해 진료하는 시간 자체가 짧아 이와 같은 위험요인을 질의할 시간도 부족하고 정직하게 대답하는 환자가 드물다.

즉, 고위험군 스크리닝 방식의 C형 간염 스크리닝은 명목적인 정책일 뿐 효과가 없다. 따라서 비용 부담은 있겠으나 40세에 시행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간염 검사를 포함시키는 것과 같은 적극적인 스크리닝이 효과적인 정책이다.

김영석 교수 : 60세 이상 환자의 C형 간염 직접의료비는 60세 미만 환자보다 높다. 적극적인 C형 간염 치료와 퇴치를 위해서는 비용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제약사의 약가 인하, 환자의 치료비 분담 등이 아닌 국가적 지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정완교 교수 : 첫째, 라자비 교수는 한국의 C형 간염 신규 환자가 감소 추세라고 했는데, 그 통계적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싶다. C형 간염은 5년 후 간경화, 다시 5년 후 간암으로 발전한다. 간경화와 간암은 무조건 치료를 받기 때문에 통계적 불확실성이 적다. 그런데 간경화와 간암 환자는 증가 추세다.

간경화와 간암 환자 집계는 누적통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C형 간염 신규 환자의 감소 추세와 간경변 및 간암 환자 증가 추세는 대조적이다. 둘째, 한국의 경우 C형 간염 환자가 주로 노인인구이기 때문에 이집트와 달리 생산성 손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적다.

셋째, 정숙향 교수에 따르면 C형 간염의 경우 발병률과 사망률이 낮기 때문에 전국민 대상 검진은 비용손실이 크다. 그렇다면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은 연령의 인구를 대상으로 전체 검진을 실시하면 어떤가?

좌장 : 전국민 대상 검진과 고위험군 중심의 검진 모두 한국에서 효과가 적다면 어떤 스크리닝 방식이 필요하고, 어떻게 C형 간염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40세에 시행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간염 검사를 포함시키는 것에 대한 질병관리본부의 의견은 어떠한가?

정숙향 교수 :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특정 질병에 대한 검진을 추가 또는 제외하려면 확실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절차도 복잡하다. 대한간학회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설득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광협 이사장 : 첫째, C형 간염은 98% 이상 완치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해 간경화, 간암으로 발전하게 방치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C형 간염에 대해 환자와 의사 모두 인식이 부족하다.

간암 환자 중 자신이 C형 간염에 감염됐던 사실을 전현 모르거나 알아도 치료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치료를 안하는 경우도 있고, 의사들도 항바이러스제에 대해 몰라 치료를 권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C형 간염의 경우 확실한 치료제가 있고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

둘째, 40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간염 검사를 포함시켜야 하고 비용 대비 효과도 검증됐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매년 간염검사를 포함시킬 필요는 없지만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스크리닝 역시 효과가 없다. 따라서 일본과 대만처럼 40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간염 검사를 포함시켜야 한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결국 비용 문제 때문에 당장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 대안으로 골든타임에 속한 환자들을 분류해 우선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들 수 있는데, 어떤 분류법이 효과적일까?

레이 킴 교수 : 한국은 건강보험이 단일화되어 일관된 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도별로 체계적인 치료 정책을 세워 증상 경중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간경화 또는 간경화 수준의 섬유화가 진행된 환자를 우선적으로 치료하고, 증세가 경미한 환자를 이후에 치료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C형 간염 치료제가 대부분 신약이라 약가가 높지만 증세가 경미한 환자가 치료받게 되는 3∼4년 후에는 약가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비용 부담도 감소할 것으로 본다.

한광협 이사장 : 현재 한국의 건강보험 지출 중 가장 높은 질병이 고혈압이다. 고혈압치료제는 평생 투약해야 하는 반면, C형 간염치료제는 3~6개월 투여로 완치가 가능하고 간경화와 간암 같은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당장 지출해야 하는 C형 간염 치료제의 약가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고혈압과 비교할 때 C형 간염은 치료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

정숙향 교수 : 한국의 경우 말기암 환자의 신약, 표적 치료 등을 위한 의료비 지출이 굉장히 높다. 이에 비해 C형 간염 치료를 통해 간경화, 간암, 간이식까지 예방할 수 있다면 C형 간염 치료비의 비용 대비 효과는 절대적 우위에 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할 연구가 필요하다.

과거 언론에서 특정 지역에서 C형 간염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쳐 간암으로 사망한 환자가 7% 정도 많다는 보도를 한 후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특정 지역의 유병률에 대한 보도를 할 때 언론의 주의를 요한다.

좌장 : 한국의 경우 단일화된 건강보험 체계이기 때문에 정책 수립과 실행 면에서 효율적이긴 하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설득해 특정 질병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검진을 실시하게 하기가 쉽지 않다. 라자비 박사의 의견을 듣고 싶다.

라자비 박사 :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책을 먼저 수립하고 약가를 협상하는 것이다. 이집트와 포르투갈의 경우 먼저 C형 간염 퇴치 전략을 수립한 후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약가를 낮췄다.

C형 간염은 향후 20년 내에 분명 퇴치가 가능하고, WHO에서도 이를 위해 국가별로 전략을 수립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한국에게 남은 일은 다른 나라보다 먼저 C형 간염을 퇴치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변관수 교수 : 40세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간염검사를 포함시킨다면 41세만 되어도 검사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 정책이 도입된다 해도 41세 이상부터는 스크리닝도 어렵고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41세 이상, 특히 60세 이상 노인인구에서 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실제로 40세 이전의 인구는 C형 간염 유병률이 낮기 때문에 66세에 생애전환기 검사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 40∼60세 인구는 2년마다 하는 건강검진에 일생에 한 번 C형 간염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광협 이사장 : 40세 이상 인구에게 원하는 경우 간염 검사를 받게 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 2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받는데 여기에 선택사항으로 간염 검사를 추가하는 것이다.

(주제 Ⅱ) C형 간염 치료 방법: DAA VS 인터페론

좌장 : 다음은 C형 간염 치료방법과 관련 기존 인터페론 기반 치료와 DAA제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싶다.

정숙향 교수 : 인터페론은 여전히 유효한 치료전략이다. 자세한 사항은 11월에 발표될 공식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기 바란다.

레이 킴 교수 : 인터페론은 투약기간이 길고 부작용이 많은 반면 DAA는 투약기간이 짧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 DAA제제의 약가가 높다 하더라도 환자에게 신체적 부담 없이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더 스크리닝이 필요하다. 인터페론의 효과, DAA와 동시 투여 시 효과 등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임영석 교수 : 외국의 경우 DAA제제가 처음 소개됐을 때 인터페론 세이빙 기간(interferon saving period), 즉 인터페론을 사용하되 투여기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터페론이 향후 10여넌 정도는 계속 사용될 것이라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2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인터페론을 사용하지 않는 시대(Interferon-free period)로 접어들었다.

한국의 경우 C형 간염 환자군에서 인터페론의 치료효과가 좋은 것은 사실이나 부작용은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 치료제를 선택하는 요인으로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그 효능과 부작용이다. 치료의 비용은 개별 환자의 사정에 맞게 그 다음으로 고려돼야 하는 요인이다.

인터페론 병용치료의 완치율은 60∼70%, DAA제제의 경우 90∼99%이다. DAA제제의 경우 부작용이 거의 없다. 또 치료기간도 DAA가 훨씬 짧다. 높은 약가 때문에 효능과 안전성이 월등히 더 높은 치료방법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약가는 정책적으로 해결할 문제다.

김영석 교수 : 대한간학회 학술대회 기간 중 인터페론 치료전략이 유효하다는 강의를 했는데, 이는 비용적 접근의 결과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하지만 치료제의 효과에 따라 추후 의료비용이 달라진다. 완치율이 70%라면 나머지 30%의 환자의 경우 추가적인 의료비 지출이 필요하다. 완치율이 95%라면 5%의 환자만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즉, 비용효과 분석 시 현재의 약가만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레이 킴 교수 : 한국인의 경우 60세 이상 인구에서 C형 간염 환자가 많은데 이 환자군의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부작용 때문에 인터페론 치료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라자비 박사 : 많은 연구를 통해 간경화 환자가 간경화 치료 후에도 간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보고됐다. 이는 간경화를 예방해야 간암이나 중증 간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치료전략 수립을 논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증 간질환 발병률과 사망자는 증가한다. 신속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레이 킴 교수 : 간경화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크리닝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된다. 최근 본인이 진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증상이 전혀 없는 C형 간염 환자 중 1/5에서 간경화가 발견됐다. 보다 적극적인 C형 간염 스크리닝을 실시해 간경화로 발전하기 전에 치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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