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종류별 올바른 사후 관리법]
감기 때문에 병원에서 팔뚝에 주사를 맞으면, 간호사는 “1분 정도 문지르세요”라고 말합니다. 반면 혈액검사를 위해 피를 뽑고 나면 주사를 놨던 자리를 꾹 누르며 “문지르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왜 같은 주삿바늘을 꽂았는데 대처법은 다른 걸까요?
혹은 주사의 종류와 상관없이 환자가 무조건 주사부위를 문질러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사 놓는 부위, 주사약 성분에 따라 주사 부위를 문질러야 할지 꽉 눌러야 할지 다르고 손을 전혀 대지 않아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주사의 특성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주사 부위를 누르거나 방치하면 단순히 피멍이 드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피부가 괴사되거나 저혈당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사 종류별로 올바른 사후 관리법에 대해 알아봐요 !
1. 정맥주사
피를 뽑거나 수액 주사를 맞을 때는 피부층 중 진피에 있는 정맥 혈관에 바늘을 꽂습니다. 주사 바늘을 뺄 때는 1분 이상 꽉 눌러줘야 합니다. 정맥은 혈관섬유조직으로 이뤄졌는데, 주사 바늘로 뚫린 구멍이 피떡에 의해 다시 막히는데 1~9분이 걸립니다. 막히기 전에 꽉 누르지 않거나 주사 부위를 문지르면, 혈액이 빠져나와 표피와 진피 사이에 고여 붓고 멍이 들 수 있습니다.
항암제·항생제·칼슘제처럼 피부 자극이 심한 약을 정맥주사할 경우, 압박을 제대로 안 해 약이 피부층으로 새어나오면 정맥염·피부 괴사도 생길 수 있습니다.
2. 근육주사
엉덩이·허벅지·팔뚝 같은 큰 근육에 항생제·소염진통제를 주사할 경우에는 충분히 문질러야 합니다. 그래야 약물이 근육 한 곳에 몰려 있지 않고, 주변 모세혈관을 통해 체내에 잘 흡수돼 주사 부위 통증이 적습니다.
단, 보톡스(보톨리눔 독소)를 근육주사로 맞은 뒤에는 절대 문지르면 안됩니다. 마사지 때문에 보톨리눔 독소가 다른 부위로 퍼지면 보툴리눔 중독(근육의 신경신호 전달이 차단돼 마비·호흡곤란·사망 초래)이 생길 수 있습니다.
3. 피하주사
복부·허벅지·팔뚝의 피하지방(진피와 근육 사이)에 주사하는 피하주사는 약물에 따라 문지를 때와 문지르지 말아야 할 때가 다릅니다.
-예방주사: 맞은 뒤에는 수초간 살짝 눌러줘야 백신의 이상반응 위험이 줄어듭니다.
-당뇨병 때문에 인슐린을 맞을 때: 문지르면 안됩니다. 인슐린이 빨리 흡수돼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뇌혈관 질환으로 혈액응고억제제를 주사할 때: 절대 마사지를 해선 안됩니다. 약 성분이 주사 부위의 혈액 응고를 막아서 혈종을 만들 수 있고, 약의 체내 흡수가 빨라져 심하면 출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제제나 여성호르몬 제제 주사를 맞을 때: 마사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4. 피내주사
피부 상피층에 주사를 찔러 넣어 약물을 주입하는 피내주사는 결핵이나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할 때 놓는데, 주사 부위를 아예 만지지 말아야 합니다. 72시간 내 주사 부위의 피부 반응을 살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주사 부위를 누르거나 문지르면 피부가 잘 붉어지고 부어올라 검사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5. 동맥주사
근육 사이의 깊숙한 동맥에 주사기를 찔러 넣어 혈액에 얼마나 산소가 많이 포함돼 있는지를 검사할 때 동맥에 주사를 놓습니다. 동맥은 정맥보다 압력이 세기 때문에 2분 이상, 정맥주사보다 세게 압박해야 합니다. 동맥을 뚫은 주사 바늘 구멍으로 혈액이 많이 빠져나오면 혈종이 생겨서 통증·마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